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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리가 없으니 마음 놓고 마셔도 된다는 생각에 제로음료를 매일 마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서 제로음료(무설탕·저칼로리 음료)를 하루 한 캔 이상 꾸준히 마신 사람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지방간 발생 위험이 최대 60% 높았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제로음료 지방간 연관성을 주제로 한 연구가 쌓이면서, 인공감미료의 '무해하다'는 통념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탄산음료 캔과 얼음이 담긴 컵, 제로 음료 개념 이미지

하루 한 캔도 위험할 수 있다, 2025년 대규모 연구

2025년 10월 유럽소화기학회(UEG Week 2025)에서 발표된 연구는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 참가자 12만 3,788명을 중앙값 10.3년 동안 추적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입니다. 추적 기간 동안 총 1,178명이 대사기능장애 관련 지방간 질환(MASLD, 종전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을 진단받았고 108명이 간 관련 원인으로 사망했습니다.

결과에서 하루 250g(약 한 캔) 이상의 인공감미료 음료를 마신 군은 마시지 않은 군보다 MASLD 발생 위험이 60% 높았습니다. 같은 기준에서 설탕 음료를 많이 마신 군은 50% 높았습니다. 주목할 점은 인공감미료 음료 고섭취군이 간 관련 사망과도 유의미한 연관성을 보인 반면 설탕 음료 고섭취군에서는 사망과의 연관이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또한 인공감미료 음료 대신 물로 대체할 경우 MASLD 위험이 15.2% 낮아졌고, 설탕 음료를 물로 바꾸면 12.8% 낮아졌습니다. 반면 인공감미료 음료와 설탕 음료 사이를 바꾸는 것은 위험 감소 효과가 없었습니다. 이 연구는 관찰 연구이므로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며, 식습관 자기 보고 등 한계가 있습니다.

제로음료 속 인공감미료, 어떤 성분이 들어가나

시중 제로 탄산음료에는 단맛을 내면서 칼로리를 거의 내지 않는 인공감미료가 한 종류 이상 조합되어 들어갑니다. 제품마다 다르지만 국내에서 유통되는 제로콜라·제로사이다 계열에서 가장 흔히 등장하는 성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감미료설탕 대비 단맛주요 특징주요 우려 사항
아스파탐약 200배열에 불안정, 조리 부적합2023년 IARC 그룹 2B(발암 가능성 있음) 지정, 하루 허용량 40mg/kg
수크랄로스약 600배열에 안정, 제과·음료 폭넓게 사용장내 미생물 다양성 감소, 대사물질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의 유전독성 우려
아세설팜칼륨약 200배쓴맛 상쇄 목적으로 다른 감미료와 혼합동물 실험에서 인슐린 반응 교란 가능성
스테비아약 200~300배식물 유래, '천연' 이미지WHO는 스테비아도 인공감미료와 함께 규제 권고 대상에 포함
사카린약 300~500배가장 오래된 합성 감미료장내 미생물 변화와 포도당 불내성 실험 결과 보고

대부분 제품은 두 종류 이상을 혼합해 사용합니다. 예를 들어 코카콜라 제로슈거는 아스파탐과 아세설팜칼륨을 함께 씁니다. 표시된 '0 kcal'은 에너지 기여가 없다는 뜻이지 체내 작용이 전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인공감미료가 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전

인공감미료가 칼로리가 없는데도 지방간과 연관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는 데는 몇 가지 가설적 경로가 논의되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인과관계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동물 실험과 관찰 연구에서 제시된 가능성이라는 점을 전제로 이해해야 합니다.

  • 장내 미생물 불균형: 수크랄로스나 사카린은 장내 유익균(락토바실러스·비피도박테리움 등)을 감소시키고 미생물 다양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동물 연구들이 보고합니다. 장내 미생물이 흐트러지면 장-간 축을 통해 간 염증이 촉진될 수 있다는 경로가 제안됩니다.
  • 왜곡된 인슐린 신호: 혀가 단맛을 인지하면 뇌는 당 흡수를 예상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합니다. 그런데 실제 혈당이 오르지 않으면 반복적인 허위 신호로 인슐린 감수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일리노이대 연구에서는 수크랄로스가 인슐린 저항성을 촉진할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 보상 식욕 증가: 달지만 칼로리가 없는 자극이 반복되면 이후 더 단 음식이나 고칼로리 식품을 찾는 보상 심리가 강해질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제로음료 자체보다 전반적인 식습관이 더 나빠질 수 있습니다.
  • 대사물질의 독성 가능성: 수크랄로스의 대사산물인 수크랄로스-6-아세테이트가 세포 유전독성을 나타낸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이 물질은 섭취 후 체내 지방 조직에서도 발견된다고 보고됩니다.
중요한 점은, 이 기전들은 대부분 동물 실험이나 소규모 임상 연구 수준이며 사람에서 인과관계가 확립된 것이 아닙니다. 연구들이 보여주는 것은 '연관성'이지 '원인'이 아닙니다.

제로 음료는 살을 안 찌운다는 오해

제로음료가 체중 감량에 도움된다는 믿음도 재점검이 필요합니다. WHO는 2023년 발간한 가이드라인에서 비영양 감미료(non-sugar sweeteners)를 장기적으로 체중 감량에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단기간에는 칼로리 섭취를 줄이는 효과가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체중 감량 효과가 일관되지 않고 당뇨,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연관된다는 연구들이 누적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로음료를 마시면서 다른 식사에서 칼로리를 늘리거나 고당분 식품을 더 허용하는 보상 행동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료 자체의 칼로리가 없다고 해서 전체 식단이 건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방간은 단순히 칼로리 과잉만이 아니라 과당, 정제 탄수화물, 음주, 운동 부족 등 복합 요인이 쌓여 생깁니다.

또 한 가지 간과하기 쉬운 점은 '제로'라는 표시가 설탕만 없다는 뜻이라는 것입니다. 나트륨, 산도 조절제, 색소 등 다른 첨가물은 여전히 들어 있으며, 탄산 자체가 치아 법랑질에 영향을 주거나 공복감을 유발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제로음료, 어떻게 마셔야 덜 위험한가

이미 습관처럼 마시고 있다면 당장 끊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현실적인 접근은 완전 금지보다 섭취 빈도와 양을 줄이고, 대안 음료를 함께 늘리는 것입니다. 앞서 소개한 UEG 2025 연구에서도 대체 음료로 물을 택했을 때만 위험 감소 효과가 확인됐습니다.

  • 하루 한 캔을 기준으로, 매일 마시던 것을 주 3회 이하로 줄이는 것을 첫 목표로 삼습니다.
  • 탄산이 그리울 때는 무가당 탄산수(스파클링 워터)로 대체하면 인공감미료 없이 청량감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 녹차, 보리차, 물에 레몬 한 조각을 넣은 음료처럼 감미료가 없는 음료로 교체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안입니다.
  • 이미 지방간 진단을 받은 경우라면 인공감미료 음료를 포함해 식이 전반을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에서 허가된 인공감미료는 일일 허용 섭취량(ADI) 이하에서 안전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아스파탐의 경우 체중 60kg 성인 기준 하루 허용량(ADI 40mg/kg)을 맞추려면 제로음료를 하루 8~10캔 이상 마셔야 합니다. 다만 허용량이 안전하다는 것과, 매일 꾸준히 마시는 것이 건강에 이롭다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제로음료가 지방간을 직접 일으킨다고 보면 되나요?
아닙니다.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는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지 인과관계를 증명하지 않습니다. 제로음료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다른 식습관이나 생활 요인에서도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제로음료만이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다만 연관성 자체는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Q. 설탕 음료보다 제로음료가 그래도 낫지 않나요?
칼로리 측면에서는 제로음료가 유리합니다. 그러나 UEG 2025 연구에서는 설탕 음료를 제로음료로 바꿔도 지방간 위험이 줄지 않았습니다. 두 음료 모두 물로 대체하는 것이 지방간 위험 감소 효과가 있었습니다.

Q. 이미 지방간이 있는데 제로음료를 마셔도 되나요?
지방간 진단을 받은 경우 인공감미료 음료를 포함한 가당 음료 전체를 줄이는 것이 권장됩니다. 개인의 상태와 복용 약물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식이 관리는 담당 의사나 영양사에게 구체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참고 자료

본 글은 2026년 6월 기준 공개된 연구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했습니다. 소개된 연구들은 연관성을 보여주는 것이며 인과관계가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건강 상태는 개인차가 크므로 지방간 예방이나 치료, 식이 관리와 관련한 결정은 반드시 의사나 영양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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